N E W S L E T T E R
2024년 8월 뉴스레터 ㅣ Vol.59 |
티메프 사태로부터 배우는 사회적경제기업의 재무관리팁
2024년 7월 23일은 한국의 이커머스 업계에서 향후에도 잊혀지지 않을 사건의 출발점이 될 큐텐 계열사인 티메프의 채무불이행 사태의 시작일로 기억될 것이다. 사회적경제기업에게 사회적금융을 공급하는 도매기금의 역할을 하는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의 주요 사업 중 하나는 사회적금융 수요자인 사회적경제기업에게 기업의 운영과 성장에 필수적인 자금조달과 재무관리 노하우를 알려주고, 사회적금융 공급자인 대출형 사회적금융 중개기관 실무자에게 기업대출 심사 관점에서 사회적경제기업의 영업현금흐름을 파악하는 노하우를 교육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가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한 7월 24일, 티몬과 위메프의 오픈마켓에서의 시장지위를 감안할 때 최소 1조원 이상의 매입채무 불이행 사태가 있을 것이라고 직감하고 농수산물뿐만 아니라 주로 도소매를 하는 사회적경제기업들도 많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전라북도 전주의 중간지원조직 관계자에 따르면 농수산물을 해당 플랫폼을 판매한 생산법인 들 일부가 판매대금을 정산받지 못했다고 한다.
|
티몬과 위메프 사태에 대한 온갖 기사가 쏟아지고 있는데 기업의 재무관리 관점에서 바라보면 한마디로 기업의 ‘순운전자본의 유용’ 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이 유동성 위기에 몰려서 망가지는 몇가지 클리세 (뻔한 이야기) 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이 ‘순운전자본의 유용’ 이다. 순운전자본은 재무관리와 기업대출 운전자금 소요액 산출에서 많이 사용되는 용어로 매출채권, 재고자산과 매입채무의 차이로 정의된다. 이 금액이 정(+)인 경우 기업은 매출이 발생해도 현금유입이 일정기간 묶이며 자연스럽게 기업매출성장을 위한 운전자금대출 수요가 발생한다. 반면에 이 금액이 대부분 부(-)인 업종인 있는데 바로 시장지배력를 가진 유통업자에게 많이 관찰되게 된다.
최종수요자인 고객은 신용카드로 즉시 결제하고 그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매입채무는 평균 3개월 뒤에 지급하는 경우인데 대표적인 업종이 바로 백화점업이다. 금번 티몬과 위메프를 보면 자신들의 오픈 플랫폼에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판매처에 무려 3개월 뒤에 그 대금을 판매수수료를 제외하고 정산했다. 사실상 해당 판매대금을 3개월 동안 무차입하여 조달한 효과이다. 티몬과 위메프의 연매출이 1조원이라고 가정하면 매출액의 1/4인 약 2,500억원을 무이자로 판매자들에게 차입한 것과 같은 경제적 효과를 향후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유동부채 조달액을 타 기업 인수자금으로 ‘유용’ 하는 것이다. 도덕적이거나 법률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는 별도로 하더라도 이러한 자금운용은 기업의 재무관리의 ABC 기본을 지키지 않은 행위이다.
일반기업에서 낙관적 전망에 사로잡힌 대표들이 기업의 순운전자금을 자신들이 보유한 현금흐름으로 착각하고 장기시설투자를 해서 현금흐름이 꼬이기 시작하며 기업의 부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사회적경제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장기투자에 소요되는 투자현금흐름의 조달은 자기자본 증자나 내부 유보금, 또는 장기부채로 조달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재무관리의 기본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유동성비율와 기업의 순운전자본의 세심한 관리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
티몬과 위메프의 경우에도 2022년 큐텐에게 인수된 이후, 이 두기업에서 창출된 순운전자금이 인터파크 쇼핑부분, AK몰 등의 인수 투자자금으로 ‘유용’되었다. 판매자에게 지불되어야 할 단기유동성 자금을 투자자금으로 사용한 것이다. 티몬과 위메프의 매출이 계속 늘어나면 일정기간 이를 감당할 수 있지만 언제가는 이 돌려막기가 무너지는 시점이 도래하게 된다. 상당히 공격적이고 모험적인 기업의 자금운용이다.
사회적금융을 공급하는 대출형 중개기관 실무자분들에게 사회적금융 실무교육 시간에 이러한 기업들에게는 가급적 다른 고려할 사항이 없다면 자금을 공급하지 말 것으로 말씀드린다. 그 이유는 바로 이런 기업의 경우 상당한 재무리스크를 보유하고 있고 대표의 도덕적 해이를 사회적금융기관들이 부담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금번 티메프 사태를 보면서 벌써 25년전 IMF 당시 한보사태가 떠올랐다. 한보그룹은 한보백화점과 한보건설, 한보철강을 가지고 있던 재벌기업으로 한보백화점을 통해서 급성장했다. 백화점은 대표적인 순운전자본 (매출채권 – 매입채무)이 부(-)인 업종으로 여기서 조달한 여유현금을 한보철강 인수와 한보건설의 주택건설 및 분양사업에 퍼부었다. IMF 사태로 개인소비가 급락하면서 백화점 매출이 급격히 줄고 주택 미분양이 확대되고 미분양에 따른 현금유입이 줄어들면서 과도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한보그룹이 망했으며 당시 채권자였던 주요 은행이 무너지는 유명한 사건이었다. 2024년은 한보사태가 터진지 25년이 지났지만 기업부실의 역사는 티메프 사태로 또다시 반복되는 것 같다.
이번 사태로 많은 사회적경제기업이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며 한편으로는 성장중인 사회적경제기업의 대표들이 순운전자본 관리의 관점에서 기업을 다시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기업이 확보할 수 있는 순운전자본은 단순히 그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만 있다는 것을 사회적경제기업이 명심할 필요가 있다. |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거대 플랫폼기업인 P사의 CFO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이렇게 유통플랫폼이 조달한 순운전자본 현금흐름을 플랫폼 기업의 시설투자 등 경쟁력 강화에 사용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자금용도별 관리의 기본에서 어긋나는 내용으로 버젓이 경제신문지의 인사이트 기사로 언급되고 있다. 한국의 스타벅스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충성고객이 사들인 선불 기프트카드로 몇 천억원의 금융기관 차입금을 일시에 갚았다는 것은 유명한 재무관리의 스토리로 누구도 대기업 S 계열사인 스타벅스가 이 선불 기프트카드액을 채무불이행 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스타벅스는 고객의 충성도를 통해서 무이자 차입의 경제적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을 뿐이다. 순운전자본에서 얻게 되는 현금유동성을 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인 영업현금흐름으로 착각하는 어리석음을 사회적경제기업의 대표는 가져서는 안 될 것이다. (글_김종훈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기금사업본부장) |
[지난소식] 제18회 H-ESG 포럼 (8.8) |
‘공급망실사법’으로도 불리는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CSDDD,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은 인권과 환경에 대한 기업의 실사 및 정보 공개 책임을 의무화하는 법안입니다. CSDDD는 올해 4월 EU 의회를 통과하고, 5월 EU 장관급 이사회 승인을 받으며 연내 발효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앞으로 국내 대기업은 물론 수출 중심의 중견·중소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제 18회 H-ESG 포럼에서는 지난 8월 8일 CSDDD에 관한 이해를 높이고자 ‘EU 공급망실사법 국제동향 및 국내 이행 과제’를 주제로 월례 세미나를 진행하였습니다.
|
[해외 사회적 경제] 파리 올림픽을 만든 사회적 기업과 공공조달 |
2024 파리 올림픽을 만든 사회적 기업과 공공조달 Pione Pioneers Post (2024.8.1)
파리 올림픽에는 500여개의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750여건의 조달 계약을 체결하여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의 지속가능성 전략의 일부로 실행된 사회적 조달 프로그램의 결과입니다. 소기업과 사회적기업이 쉽게 입찰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조달 관청과 중간조직들이 함께 운영한 결과 75%의 조달 계약을 중소기업이 낙찰받았고, 그중에는 500개의 사회적경제 조직이 포함되었습니다.
- Le Pavé: 폐 플라스틱 재활용하여 경기장 좌석 공급
- Groupement Laverie Solidaire: 장애인 고용 세탁업체 8곳이 함께 선수촌 운동복 세탁 서비스 제공
- H.A.W.A au Féminin: 취약계층 여성 고용을 통해 업사이클링 패션 제품 생산. 올림픽 경기장을 건축한 노동자들의 작업복을 이용해 경기 기념품 제작
- Vesto: 음식점의 조리 기기를 재활용, 순환시키는 기업. 선수촌 식당에 기기 공급
- Moulinot: 장기실업자들의 유기폐기물 수집 및 에너지 생산 기업으로, 올림픽 음식물 폐기물 처리 계약
|
[해외 사회적 경제] 프랑스 사회적 금융 바로미터 2024 |
프랑스 사회적 금융 바로미터 2024 Baromètre de la finance solidaire 2024
프랑스의 사회적 금융 기관들의 연합체인 FAIR가 프랑스 일간지인 La CROIX와 함께 지난 6월 말, 2023년 사회적 금융 바로미터를 발표했습니다. 프랑스의 사회적 금융은 ‘연대’의 정신에 기반하여 시민들의 금융 생활에서 이루어지는 선택이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 낼 수 있기를 도모합니다. 1980년대부터 활발해진 이 운동을 “연대금융(finance solidaire)”이라고도 합니다. 이러한 금융의 형태는 은행 및 공제보험사가 제공하고 이자의 일부를 공익단체에 지원하는 연대기반 예금, 자산의 일정 비율을 사회적 목적에 투자하는 고용주 의무 가입 근로자 저축제도, (비상장)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분 및 채권 직접 투자 등을 포함합니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을 요약해 보면, 프랑스 시민들이 사회적, 환경적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가입한 개인 예금의 총액은 2023년 말 기준, 302억 유로(한화 약 45조 3천억)에 달하며, 전체 프랑스 가계 저축액의 0.5%를 차지합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15%성장한 액수라고 합니다. COVID-19의 여파로 잠시 줄었던 사회투자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렇게 조성된 기금은 기부금으로 자선 기관에 850만 유로가 제공되었고, 6억 8천만 유로가 사회적 임팩트 기금으로 1470개의 사회, 환경 프로젝트에 투융자 및 지원되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하여 1만 6천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축구장 3,714개의 면적에 유기농법을 실시할 수 있었으며, 13,000 가정이 재생 에너지를 공급받고, 2,100명이 다시 주거지를 얻고, 65개 소액금융기관, 농업협동조합, 개발도상국의 필수 생활재를 공급하는 사회적 기업들이 자금을 공급받았습니다. FAIR는 Finansol라는 인증제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금융 상품에 라벨을 부여하는 일도 1997년부터 해 오고 있습니다.
|
2024 경기 사회적경제 박람회 (8.23~24. 수원컨벤션센터) |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트 (9.12, 코엑스) |
본 메일은 (재)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과 인연이 있는 분들께 보내드립니다.
메일을 받지 않길 원하신다면 하단 수신거부 버튼을 눌러주세요.
|
|
|